영화 <사채소년> 사채업자가 된 고등학생의 이야기 줄거리 및 리뷰

영화 사채소년 포스터

사채의 덫

돈도 없고 빽도 없는 고등학생 강진의 집안은 빚더미로 사채업자에게 시달리고 있으며, 부모님은 빚을 갚기 위해 타지에 나가 공장에서 일하며 돈 벌고 있는 상황. 강진 또한 채권자인 사채업자 ‘최랑’의 독촉과 협박을 받으며 부모님의 빚을 갚아야 할 의무를 떠안고 있는 데다 학교에서는 일진들의 괴롭힘을 받으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한편 다영은 조건 만남으로 돈을 벌기 위해 나이가 있어 보이는 남자와 함께 모텔촌을 거닐다가 같은 반 친구 희원에게 사진이 찍히게 된다. 사채업자인 최랑은 그날도 어김없이 원금 상환 독촉을 하러 강진의 집을 들렀다가 실수로 돈 봉투를 떨어뜨리고 나온다. 강진은 그 돈봉투를 가지고 길을 걸어 다니던 도중 자신이 짝사랑하고 있던 다영이 화장품 가게에서 계산을 하지 못해 점원과 실랑이를 벌이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돈이 없어 틴트를 사지 못 하고 있는 다영을 위해 강진은 20만 원을 대신 결제해 준다. 한편 다영에게는 남영이라는 일진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남영은 다영의 틴트를 강진이 사준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분노를 참지 못하고 강진을 어떻게 골려먹을까 머리를 굴린다. 남영은 문득 강진에게 최랑이 찾아와 돈봉투를 내놓으라는 말을 했던 것을 떠올리며 강진의 가방을 뒤져 최랑의 봉투를 훔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강진은 남영에게 돈을 돌려달라고 하지만 돌아오는 건 일진들의 구타뿐. 이 상황을 최랑에게 털어놓은 강진은 사채 동업 제안을 받게 된다.

사채업의 늪에 빠지다

최랑의 동업 제안을 받은 강진은 고민 끝에 동업을 하기로 결정한다. 최랑의 지시에 따라 조폭 둘과 강진은 남영을 찾아가 위협을 주어 남영으로부터 최랑의 돈봉투와 함께 이자를 돌려받는다. 이를 시작으로 하여, 본격적으로 강진과 최랑의 동업이 진행된다. 강진은 조폭 형들을 따라다니며 고객들에게 수금해 오는 방법을 보고 들으면서 사채업자들이 하는 일에 대해 자세히 배우게 된다.  또한 이 영역을 확장하여 고등학교에서도 돈이 필요한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대출을 해주는 업무를 맡게 된다. 고객 대상은 돈이 부족한 평범한 학생부터 오토바이를 사려는 일진들, 심지어 선생님까지 있었으며 이들은 돈을 빌리기 위해 강진을 찾아온다. 대출 이율은 법정 최고 금리인 20%를 훨씬 넘어선 연 100%. 돈이 급한 마음에 이들은 차용증을 쓰고 부모님의 신분증 사진까지 찍어보내며 몇십만 원에서 몇백만 원에 달하는 금액을 대출받게 된다. 강진은 그의 친한 친구인 만수와 함께 돈을 빌릴 친구들을 찾아다니며 차용증을 쓰게 하고 지장을 찍게 한 뒤, 부모님의 신분증의 사진을 확보하고 대출금을 갖다 준다. 일이 진행될수록, 만수는 일진들의 이간질과 함께 강진이 본인을 무시한다는 느낌을 떨치지 못하고 최랑을 직접 찾아가게 된다. 최랑을 찾아간 만수는 강진과 구역을 나눠달라는 제안을 하고, 최랑은 이를 승낙한다. 한편, 일진 남영은 강진이 사채업을 시작한 뒤로 같이 다니는 친구들에게도 무시를 받으며 학교를 나오지 못하고 있었는데, 강진을 골려 먹을 생각이 떠오르자 학교를 나가게 된다. 학교에 간 남영은 강진에게 돈을 빌린 일진들에게 돈을 갚지 않아도 될 방법을 찾았다며 돈을 갚지 말라는 말을 건넨 후, 그 후에 벌어질 광경을 지켜보기로 한다. 강진은 돈을 빌려간 일진들이 상환 날짜가 지나도 돈을 갚지 않자 최랑에게 핍박을 받는다. 

사채업은 사채업이다

최랑은 돈을 빌려간 일진들이 돈을 갚지 않자 조폭들을 시켜 일진들의 부모님을 찾아가 돈을 회수하도록 한다. 사실 거의 다 받은 것들이지만, 자식을 향한 부모의 마음을 역이용하여 대출원금이 아닌 생돈 500만 원까지도 뜯어내기 시작한다. 한편 다영은 조건만남을 했을 당시 남자의 돈을 훔쳐오다가 최 형사(경찰)에게 딱 걸리게 되는데, 이때 최 형사가 다영에게 봐줄 테니 몸을 달라는 조건을 제시한다. 그러나 다영은 이 조건을 거절하고, 오히려 음성녹음을 했다는 협박을 하기 시작한다. 이에 화가 난 최 형사는 자신과 은밀하게 거래를 하고 있는 최랑에게 전화하여 다영을 찾아가 잘 정리해 달라는 부탁을 한다. 한편 최랑에게 이용당한 것을 알게 된 강진은 다영, 만수와 함께 일진들을 피해 도망 다니던 도중, 만수는 크게 다치게 되어 응급실로 실려간다. 강진과 함께 만수의 회복을 기다리던 다영은 강진이 먼저 들어가 보라는 권유에 혼자 집을 들어서게 된다. 집에서 다영을 기다리고 있던 건 최랑과 조폭들, 그리고 이 사실을 알게 된 강진은 곧장 다영의 집으로 향한다. 실랑이와 몸싸움이 난무하던 다영의 집에 갑자기 희원이 나타나고, 상황은 종결된다. 

높은 몰입도와 신박한 소재, 그러나 아쉬운 결말과 개연성

<사채소년>의 영화의 초기 제목은 <참, 잘했어요!>로 알려져 있으나, 변경되었다고 한다. 사실, ‘참, 잘했어요!’라고 써져 있는 도장이 영화 중간중간 나오기는 하지만, 그 의미를 처음부터 해석하기에는 어렵고 제목으로 사용할 경우에도 다소 난해한 느낌이 있어 좀 더 명확하고 확실하게 의미를 전달해 줄 수 있는 <사채소년>이라는 제목이 훨씬 나은 것 같다. 이 영화의 소재는 고등학생이 사채업을 시작한다는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한 전형적인 학원물이지만, ‘고등학생’과 ‘사채’라는 소재가 만나 더 신박하고 새로운 느낌을 전달한다. 이에 관객은 1차적으로 궁금증과 호기심이 생기고, 고등학생인 강진이 처한 위기와 그 위기를 사채업으로 어떻게 헤쳐나갈지에 대해 몰입감을 갖게 한다. 그러나 영화의 일부 부분에서는 희원이 다영을 따라다니게 된 이유, 결말에는 희원이 갑자기 등장하여 상황이 종결되는 장면, 남영의 연설 중 신지가 뛰어내리게 된 경위 등에서 개연성은 조금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희원’과 ‘신지’를 조금 더 입체적인 인물로 그리면서 갈등의 원인과 해결 과정을 명확하게 풀어주었다면 영화 내용에 대한 이해가 조금 더 수월하지 않았을까 싶다. 

 

또한, 영화 중간에 등장하는 남영의 연설에서는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행복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과 헬렌켈러의 명언이 나오며, ‘사채’라는 단어는 학업에 지친 학생들의 마음으로 사랑으로 채워준다는 의미로 사용되어 우리 곁에 있는 행복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특히 고등학생을 등장인물로 한 점에서도, 고등학생들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통해 그들에게 필요한 관심과 사랑을 강조하며, 돈이나 물질적인 것이 아닌 관심과 사랑이 진정한 행복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한다. 이를 통해 행복은 멀리 찾지 않아도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으며, 불행해 보이는 순간에도 행복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감각적으로 전달한다. 결론적으로, <사채소년>이라는 영화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눈에 띄지 않는 행복의 순간들을 발견하고, 고등학생들이 마주하는 어려움에 대한 이해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강조한다.